Baroclinic development(경압발달) 이해하기: 1. 파동(wave)부터 이해하자
- 이번 시리즈의 개요: Baroclinic development(경압발달) 이해하기
대기과학을 전공하면 3~4학년 즈음에 대기역학이란 전공을 공부합니다.
대기역학을 공부할 때 가장 난해했던 개념은 Baroclinc instability(경압불안정)였습니다.
참고로 대기역학 홀튼책 4판 기준으로 챕터 6~8, 5판으론 챕터5~7에 해당하는 내용 같고,
4판에서는 챕터 8 제목에 baroclinic instability라는 단어가 있었는데 5판 챕터 7에서는 baroclinic development로 바뀌었습니다.
4판 챕터 8을 이해하려면 챕터 6, 7을, 5판 챕터 7을 이해하려면 챕터 5, 6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챕터에서는 여러 지배방정식이 나와서 혼란한 와중에 갑자기 이런저런 가정을 하고 파동이 어떻니 하면서 수식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특정 상황에서 중위도 기압계가 잘 발달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처음에 저는 이게 무슨 말인지를 이해 못했습니다.
이후 여러 전공 수업을 듣고 5년 즈음 지나서 다시 공부할 때 '아 이제 좀 이해하겠네'라는 생각을 했죠.
이번 포스트에서는 독자가 경압발달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제가 경압발달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중요했던 지식을 최대한 수식 없이 알려주고자 합니다.
- 개요
홀튼 4판의 챕터 7와 5판의 챕터 5의 제목은 Atmospheric Oscillations: Linear Perturbation Theory입니다.
이 챕터에서는 여러 가지 파동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기과학 관점에서 파동이 왜 나오는 걸까요?
- 챕터 제목 이해하기
용수철에 공을 달고 용수철을 당기면 공이 왔다갔다 합니다.
공의 궤적은 사인, 코사인 함수가 시간에 따라 위아래로 꿀렁되는 모습이고, 이런 그림은 파동을 표현할 때 많이 쓰이죠.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공이 기준점에서 벗어나면 다시 기준점으로 돌아올려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고, 이걸 복원력이라고 합니다.
다시 한 번 챕터 제목을 보면 Atmospheric Oscillations란 단어가 있습니다.
공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고 공의 궤적이 파동 형태라고 말할 수 있지만 기준점을 중심으로 반복적인 운동을 하므로 공이 진동(Oscillation)한다고 표현할 수 있죠.
그러면 이 챕터의 제목은 대기의 진동(Atmospheric Oscillations)이므로
대기에는 파동 형태의 무언가가 있고, 필연적으로 대기에도 파동을 만든 복원력이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Linear Perturbation Theory는 이런 컨셉 하에서 수식적으로 지배방정식을 어떻게 풀까?에 관한 것이고요.
- 대기의 복원력: 연직방향
공의 위치를 이야기했으니 가장 먼저 공기덩어리의 위치로 이야기를 이어갑시다.
복원력이 있는 경우 공기덩어리가 움직이면 기준점으로 돌아옵니다.
실제로 특정 고도에 있는 공기덩어리를 강제로 위나 아래로 움직이게 만들면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수식을 최대한 안 쓰고 이를 설명하자면
대기에서는 1000 m 올라갈 때마다 온도가 6.5도 낮아지지만 공기 덩어리를 강제로 상승시키면 이보다 온도가 더 떨어집니다.
그럼 공기덩어리는 주변 대기보다 차가워서(밀도가 높음) 내려가는 힘을 받습니다.
반대로 공기덩어리를 강제로 하강시키면 주변 대기보다 온도가 높으므로 올라가는 힘을 받죠.
어떻게 되든 제자리로 돌아오려고 합니다.
다만 제자리에 돌아올 때 속도가 0이 아니므로 기준점에서 바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왔다갔다 진동을 하게 됩니다.
- 대기의 파동?
공기덩어리가 위아래로 반복하는 모습이 파동이고, 진동한다라고 말하는 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기역학 책에 나오는 파동은 하나의 물체가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이미지로 이해하기 힘들고
최소한 2차원(위도, 경도로 생각하는 게 편함)에서 대기변수의 공간패턴이 꿀렁거리는 모습입니다.
이는 공기덩어리가 움직이면 옆에 있는 공기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호수에 돌을 던지면 돌이 떨어지는 힘으로 수위가 높아지는 곳과 낮아지는 곳이 생기고, 수평방향의 압력 차이가 생겨 수위변화가 계속 생기는 것과 비슷한 겁니다.
- 대기의 복원력: 수평방향(위도방향)
사실 종관규모에서는 공기덩어리가 연직방향으로 움직여서 옆에 있는 공기에 주는 영향은 미미합니다.
수평방향으로 공기덩어리가 움직일 때 옆의 공기덩어리에 영향을 주어 생기는 파동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수평방향으로 어떤 복원력이 있길래 파동이 생길까요?
연직방향으로 대기의 상층에는 밀도가 낮은 공기, 하층에는 밀도가 높은 공기가 있어 연직방향의 진동이 가능하고 파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수평방향에서는 (북반구 기준 설명) 저위도의 잠재와도가 작고, 고위도의 잠재와도가 크기 때문에 파동이 생깁니다. 잠재와도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잠재와도 = 코리올리인자(f) + 상대와도]입니다.
이 때 공기덩어리가 어떠한 외력도 받지 않으면 잠재와도는 보존되어야합니다.
(연직방향에서는 온위(잠재온도)가 보존됨)
한 지역에서 잠재와도의 요소인 상대와도값을 적당히 긴 기간으로 평균하면 거의 0입니다.
한 지역에서는 저기압, 고기압이 번갈아가면서 지나가므로 평균하면 0에 가깝거든요.
하지만 코리올리인자는 sin(위도)에 비례하므로 고위도로 갈수록 그 크기가 커집니다.
이제 특정 연직층에서 상대와도가 0인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설명 그림에서 나오는 값은 실제 와도의 크기 및 단위를 고려하지 않고 적은거니 부호와 변화값에 신경써주세요.
x축이 경도, y축이 위도입니다.
1단계
위도 30도의 잠재와도가 3인 공기덩어리를 북쪽으로 옮겨봅시다.
잠재와도는 보존되는 값이고, 코리올리인자는 위도가 올라가면 증가하므로 상대와도가 감소합니다.
상대와도가 음수(양수)면 고기압성(저기압성) 회전으로
1번 공기덩어리의 고기압성 회전에 의해 서쪽에는 남풍, 동쪽에는 북풍이 불게 되어 위도 35도에 있는 공기 덩어리가 움직입니다.
2단계
1번 공기덩어리가 만든 서쪽의 남풍에 의해 3번 공기덩어리는 북쪽으로 움직이고, 동쪽의 북풍에 의해 2번 공기덩어리는 남쪽으로 움직입니다.
3번 공기는 북쪽으로 갔으니 고기압성 회전이 되고 3번 공기의 동쪽에는 북풍이, 2번 공기는 남쪽으로 가서 저기압성 회전이 되어 2번 공기의 서쪽에 북풍이 불게 됩니다.
그리고 남풍이 부는 지역에 1번 공기덩어리가 있으므로 1번 공기덩어리는 이제 남쪽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북쪽으로 온 1번 공기덩어리는 다시 남쪽으로 가야하니까 기준점에서 멀어졌을 때 다시 기준점으로 가게 되는 것과 유사합니다. 즉 복원력이 있는 것과 비슷하죠.
3단계
1번 공기덩어리는 기준점으로 되돌아가고 있지만 1번 때문에 움직인 2번은 5번 공기를, 3번은 4번 공기를 움직이게 만듭니다.
1번 공기덩어리가 움직인 효과가 양옆(동서방향)으로 전파됩니다.
실제 대기에서는 서풍이 불기 때문에 대체로 기압계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 결론
공기덩어리가 연직방향, 수평방향으로 움직여도 복원력이 있어 제자리로 돌아온다.
수평방향에서 공기덩어리가 남북방향으로 움직이면 주변에 있는 공기도 움직이게 된다.
꿀렁거리는 패턴이 양방향(서쪽, 동쪽)으로 전파되지만 현실에서는 제트류(서풍) 때문에 대체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 포스트에서는 수평방향의 복원력이 있는 이유를
1. 위도에 따른 잠재와도 변화
2. 잠재와도 보존
즉 잠재와도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으나 실제 대기에서는 잠재와도의 특성만 복원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님
대기변수의 공간분포를 볼 때 저러한 복원력에 의해 대기에서 파동 형태의 패턴이 생기며, 대기의 변화를 파동 관점에서 생각하고 이해해도 된다는 것이 중요함!